1.로고 관리

아래이미지는 로고이미지입니다.
이미지에 마우스 오버하여 편집버튼클릭후, 속성탭에서 이미지를 변경 해주세요.

2.메인이미지 관리

아래이미지들이 메인이미지입니다.
변경원하는 이미지에 마우스 오버하여 편집버튼클릭후, 속성탭에서 이미지를 변경하거나 링크를 연결해주세요.
링크를 연결하고 싶지않다면 링크기입란에 #(샵기호)를 기입해주세요.

  • PC 메인1번이미지입니다.
  • PC 메인2번이미지입니다.
  • PC 메인3번이미지입니다.
  • 모바일 메인1번이미지입니다.
  • 모바일 메인2번이미지입니다.
  • 모바일 메인3번이미지입니다.
  • 3.메인 단일 이미지

    아래이미지들이 메인이미지입니다.
    변경원하는 이미지에 마우스 오버하여 편집버튼클릭후, 속성탭에서 이미지를 변경해주세요.

  • PC 사용이미지입니다.
  • MO 사용이미지입니다.
  • 4.하단 customer center 단일 이미지

    아래이미지들이 하단 메인이미지 입니다.
    변경원하는 이미지에 마우스 오버하여 편집버튼클릭후, 속성탭에서 이미지를 변경해주세요.

  • PC 사용이미지입니다.
  • MO 사용이미지입니다.
  • 5.SNS 관리

    아래이미지들이 SNS입니다.
    링크를 연결할 아이콘에 마우스 오버하여 편집버튼클릭후, 속성탭에서 링크만 연결해주세요.
    링크를 연결하고 싶지않다면 링크기입란에 #(샵기호)를 기입해주세요(자동 사라집니다.)



  • ( 그 시간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오랜만에 기록이라는 걸 해본다. 이 공간은 이렇게 기록하고자 만든 곳이었는데 한참을 비워두었다. 사사롭고 사소한 개인적인 여정을 적어본다. )



    -



    2박 3일이 1박 2일이 되거나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를 배에 꽂아두고 내리거나

    하필 머무는 동안에 카페 페인트를 보수한다던가..

    계획대로 되는 게 단 하나도 없었지만, 괜찮았다.


    날이 따스했고, 혼자였지만 혼자 같지 않던 시간들이 좋았다.

    처음 계획은 조용하게 할 일을 끝내는 것이었지만 정작 이곳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보성에서 완도로 왔고, 완도에서 청산도행 마지막 배를 놓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하게 완도를 조금 더 둘러볼 수 있었는데, 되돌아보니 그냥 그저 좋았던 시간. 이게 완도- 청산도의 시작이었다.



    ,



    완도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한산한 모습이 뭔가 잘못되었다 싶었다. 매표소에 불은 꺼있었고 아저씨 두 분만 대기석에 앉아있었을 뿐.. 시간표를 보니 내가 찾아본 배 시간보다 30분 일찍이 마지막 배 시간이었고, 나는 그 배를 3분 차로 놓친 것. 어디에서도 이런 일들은 일어났었지만 당장에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바보 같아서 눈물이 찔끔 났다. 급히 작가님께 연락을 드리고는 다시 한 번 더 신세를 지게된다... 생각도 못한 상황에 헛웃음이 나더라. 이전에 찾아본 가까운 숙소를 급히 예약했다.


    그러고는 둘러본 완도에서 혼자라면 가지 못할 곳을 다녀왔다. 펼쳐진 몽돌해변과 조용한 바다, 내가 걸어가는 걸음걸음 돌 부딪히는 소리만 가득한 곳. 깜깜한 밤에 와도 좋을 것 같았다. 적당한 거리과 적당한 고요한 산책을 마치고, 완도의 신선한 밥상으로 저녁을 대접받았다. 


    밥을 먹고 명사십리해수욕장에 들렀다. 갑자기 쪼그만 멍뭉이 한 마리가 다가왔고 함께 산책을 하게 되었다. 깜깜한 바다 위로 별이 많았는데 이건 많은 게 아니라고.. 저 멀리 손톱달과 조용한 바다, 아 여기 완도구나 싶었다. 한 바퀴를 크게 돌아보는데 또 다른 큰 멍뭉이가 한 마리 다가온다. 두 마리의 멍뭉이들과 같이한 밤산책. 뭔가 귀엽네.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돌이켜보며 이제는 정신 좀 차리자 생각한다.




    다음 날 이르게 일어나 7시 첫배를 타고 청산도에 들어갔다. 빵빵 경적을 울리는 버스를 타고 ( 나중에 알았는데 버스가 가고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가는 내내 경적을 울린다고 한다. ) 회차 지점에서 내렸다. 캐리어를 끌고 숙소 근처에 다다랐을 때 멀리서 멍뭉이 두 마리가 나를 향해 뛰어왔는데 뭐지 싶었다가 한없이 반가워해주는 두 마리의 멍뭉이로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


    도착한 숙소에서는 사장님이 고생했겠다며 따뜻하게 안아주셨고, 마침 식사시간이라며 나까지 챙겨주셨다. 배에서 잡았다는 생선구이와 오징어무국, 명란젓, 나물 무침 등 든든한 한상을 대접받았다. 배를 제대로 탔다면 없었을 시간.




    밤새 지펴둔 불로 뜨뜻한 아랫목에서 모자란 잠을 청하는데 불현듯 생각이 났다. 타고 온 배안에 꽂아둔 충전기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것을. 배터리 여유도 있었는데 굳이 꽂아두고는 잊은 것이다.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지만 확실한 답을 듣지 못해 직접 배에 가기로 한다. 아마도 있다면 1시 청산도에서 출발하는 배에 있을 것이라. 


    숙소에서 선착장까지는 걸어서 1시간 40분, 버스로는 15분. 아무리 찾아도 버스 시간표를 알 수가 없어서 버스를 못 타게되면 걸어가겠다는 마음으로 숙소를 나섰다.


    그 사이에 숙소 앞 해수욕장에 물이 들어오고 있었고, 바다와 산, 새들. 날이 좋아서 이 고요함이 좋아서 한참이나 경치를 바라보았다. 잠시 버스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가 버스가 오지 않으면 배를 놓칠듯하여 일단 나서보기로 한다. 걷는 길이 좋아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저 멀리서 경적소리가 들린다. 아, 이래서 저렇게 빵빵 울리는 구나 싶었다. 무사히 버스를 탔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어찌어찌 물어 충전기가 배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배가 들어오길 기다렸다. 저 멀리 배가 들어왔고 서둘러 배 안의 매점에서 무사히 충전기를 받아왔다.


    나온 김에 좀 걷기로 한다. 하나로마트에서 좋아하는 단팥빵과 물 하나를 구입했고, 서편제 촬영장을 꼭 가보라던 언니의 말에 그곳을 향했다. 적당히 구름과 해가 있어 힘들지 않게 걸어갈 수 있었다. 오른편에 펼쳐진 밭과 바다,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 오랜만에 봄의 기운을 느꼈고 여기저기 꽃 몽우리가 올라온 것을 바라보며 아 진짜 봄이 오긴 오나 싶었다. 영화 서편제는 안 봤지만 이미지는 본 적이 있었던 터라, 여기저기 정비를 많이 해서.. 그저 펼쳐진 풍경이 좋았을 뿐. 


    한 바퀴를 천천히 돌아보고 흔들의자에 앉아서 단팥빵을 먹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아마도 청산도항에 배가 도착하면 그 시간에 맞추어 버스가 출발하여 오겠거니 하고 기다렸는데 다행히도 조금 뒤 버스가 왔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일을 조금 하다 졸려서 한숨 자기로 했다. 여전히 뜨뜻한 방이 좋았다. 짧은 낮잠을 마치고 간단히 챙겨온 밥을 먹고, 해가 지기 전에 목섬에 다녀오기로 한다. 진하게 그림자가 드리우는 시간. 좋아하는 시간. 


    숙소문을 열자 달려오는 섬이와 (양)송이. 이 두 마리의 멍뭉이들은 아마 모든 손님들에게 이럴 테지. 오늘도 예상치 못하게 산책 메이트가 생겼다. 이 친구들은 나를 앞서나가 걸어가면서 길을 안내해 주는 듯했고, 마킹을 하거나 곳곳을 탐색했다. 주로 섬이가 앞서고 송이는 뒤를 따르는 모양새. 한참을 걸어 목섬에 도착했다. 아마 이쪽으로 해가 떠오를듯하여 내일 아침에 해돋이를 보기 위해 다시 오기로 하고 걸어온 길을 되돌아갔다.


    눈앞에 노을이 지고 있고 두 마리의 멍뭉이들은 나를 안내한다. 이 길 위에는 나와 두 멍뭉이들뿐. 옆으로 펼쳐진 바다와 눈앞의 풍경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울컥했던 것 같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줄곧 어디론가의 도피를 생각한다. 회피다. 당장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쌓아만 두었더니 몇 달은 조급하게 당장의 코앞만 바라보며 지냈다. 더 이상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청산도행은 급하게 정한 것이었다. 큰 기대 없이 왔기에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


    잠깐의 감동을 느끼고 있는데 앞서 잘 가던 섬이랑 송이가 서서 싸운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 모습이 귀엽고 어이없이 웃기네..


    왼편으로는 유채꽃밭이 펼쳐지고 오른편으로는 물이 빠진 바다 위로 노을빛이 드리운다. 그 길을 섬이와 양송이 그리고 내가 걸었다.




    그렇게 숙소에 돌아왔고 대충 씻고 나는 또 잠을 청했다. 하루에 조각조각 잠을 자는 편인데 여기서도 똑같이 이런다. 여전히 뜨뜻한 바닥 때문이었을까 바닥난 체력 때문이었을까. 초저녁부터 잠을 자는 통에 새벽 1시가 되어서야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창밖을 바라보니 별이 쏟아질 듯 많이 보였고 서둘러 카메라를 챙기고 나갈 준비를 해본다.


    바다에 가서 별을 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 시간에 내려가기는 조금 무서워서 숙소 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삼각대를 세우고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럴 땐 초광각렌즈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다. 눈앞의 수많은 별을 담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찍어본다. 언젠가는 바다 위의 은하수를 찍을 수 있을까.


    한참을 찍다 들어왔다. 날이 조금 따뜻했다면 잔디 위에 누워서 별을 바라보았을 것 같다. 그렇게 들어와서 못다 한 일을 조금 하다 다시 잔다.. 계속 자네.. 집이랑 다를 게 없네. 그래도 방바닥이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서 너무 좋았다. 그러다 5시 즈음 눈을 떴는데 창문 밖으로 선명한 별이 보인다. 아! 방안에서도 찍히겠구나 싶어서 졸린 눈을 비비고 주섬주섬 설치했다. 인터벌 촬영으로 30분 정도를 찍어본다.




    6시 40분이 일출시간이라 하여 6시 즈음 슬슬 준비를 하고 문을 열고 나서는데 역시나 섬이랑 송이는... 나를 맞이하고. 조용히 몰래 나가려다 결국엔 셋이서 가게된다. 아침부터 활기찬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출 산책. 서서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서둘러 어제 오후에 갔던 목섬을 향했다.


    목섬에 다다랐을 때 저 멀리 바다 위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었는데 해의 위치를 알 수 없어서 더 안쪽으로 바위와 바위를 건너 가보았다. 꽤 험했기에 나 혼자 가고 싶었건만 이 두 마리의 멍뭉이들은 그 험한 바위 위를 자꾸 쫓아왔다. 섬이는 비교적 요리조리 바위를 넘나들었는데 송이는 겁이 많아서 종종 제자리에서 낑낑거리며 맴돌았다. 어느 정도 더 이상 들어가기 무리이다 싶을 때쯤 생각 못 한 위치에서 해가 떠올랐다. 그 위치는 굳이 이 안쪽에 들어오지 않아도 보이는 위치였기에 헛웃음이 나더라. 이건 온전히 나 혼자라 다행이다 싶었다. 저 멀리 섬 뒤로 떠오르는 크나큰 해. 바다 위에서 떠오르는 해는 오랜만이다.


    이렇게 내가 감동하는 순간들은 늘 쉽게 일어나고 있지만 가만히 있으면 볼 수 없는 장면들이다.


    이제 어느 정도 떠오른 해를 뒤로하고 이제 돌아가야 하는데 이 두 친구들이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섬아~~ 송이야~~ 불러도 나타나지 않아서 마음이 불안했는데 저 멀리 바위 위의 숲속에서 우당탕탕 내려오더라. 나는 너네 큰일 난 줄 알았잖아..


    이 친구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가로질러 씩씩하게 앞서 나간다. 그렇게 다시 돌아가는 길 위에서 나는 이곳이든 어디든 많이 다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딱히 무얼 하지 않아도 이렇게 충분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봐야겠다고, 


    숙소에 다다랐을 때 저 멀리 아저씨 한 분이 걸어오신다. 섬이랑 송이는 자연스럽게 아저씨에게 가서 간식을 얻어먹는다. 아저씨는 아침부터 얘네가 보디가드 했는갑소. 하셨고 그 말이 괜히 귀여웠다. 


    앞서나가는 두 마리의 멍뭉이 들은 내가 멈추어 사진을 찍을 때마다 인기척이 없으면 멈추어 뒤돌아보면서 나를 확인했다. 그 모습이 고맙고 귀여웠다. 




    숙소로 돌아와 씻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1시 배를 타기로 하고 11시 체크아웃 후 천천히 선착장으로 향했다. 원래라면 숙소에 있는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머무는 동안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외부 페인트 보수를 하고 있어서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다시 배를 타고 돌아오는 길. 조금 피곤해서 자리를 잡고 눕자마자 잠에 들었다. 반 정도 왔을 때 잠에서 깨어 서둘러 바다를 보러 나갔다. 반짝이는 바다와 완도가 훤히 보이는 풍경을 한참을 바라보다 도착했다. 돌아오는 날이 제일 맑은 날. 어쩐지 날씨에 대한 운은 안좋은 편인 듯하다.




    이 청산도행은 애초에 계획대로라면 일정 중 중간에 3일 정도가 비어서 동선에 맞는 완도에서 이전에 가보고 싶어 했던 곳 중에 골랐는데, 예상치 못한 모든 것이 오히려 좋았던 순간들이 되어 이 짧은 시간의 기억이 오래오래 좋게 남을 것 같다. 뭐든 처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 처음으로 이 섬이 좋아졌다.


    봄의 기운이 다다르기 전, 아직 초록한 기운은 없었지만 충분했던 시간들이 나를 또 앞으로 걸어가게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또만나! 길 위에서 만난 모두들 고마워.





    / 2024 3 13 - 15일, 완도 - 청산도에서